같은 보안법인데…달라도 너무 다른 홍콩과 마카오

지난달 30일부터 전격 시행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같은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의 적용을 받고 있는 마카오 국가보안법(마카오보안법)에 비해 너무 엄격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홍콩보안법의 세부 시행규칙이 속속 확정·시행되면서 이 같은 비판은 더 거세지고 있다.

62㎞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홍콩과 마카오가 정치문화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홍콩에서 열린 범죄인 송환조례 반대 시위 홍콩|강윤중 기자

지난해 홍콩에서 열린 범죄인 송환조례 반대 시위 홍콩|강윤중 기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카지노 산업 의존도가 높은 마카오에 비해 홍콩은 다양한 국제적 사업과 비영리단체(NGO)가 있는 국제 금융 허브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분석했다. 또 740만명의 인구가 사는 홍콩에 비해 마카오는 10분의 1 수준인 70만명에 불과해 정치적 다양성과 활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마카오는 지난 2009년 기본법 23조에 근거한 국가보안법을 제정했고 이듬해 1월 마카오 입법회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됐다. 마카오보안법이 큰 내부 반발 없이 제정된 것에 비해 홍콩보안법은 시행 과정에서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2003년 홍콩 정부가 홍콩보안법 제정을 추진했지만 최대 50만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취소됐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의회격)이 직접 홍콩보안법 제정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의 직접 제정 과정에서 홍콩 정부와 입법회는 사실상 거수기 역할만 했다. 마카오보안법은 반역, 국가 분열 시도, 중앙 정부 전복 행위, 국기 기밀 누설, 외국 세력과 연계한 안보 위협 행위 등 7가지 사항을 중대한 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어기면 최대 3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1년간 마카오에서 처벌된 사례는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고 종신형에 처할 수 있다.

홍콩 경찰은 초반부터 법안을 광범위하게 적용했다. 지난 1일 홍콩 주권 회귀 기념일 시위에 참여한 시민 중 시민 370여명을 체포했다. 이 가운데 ‘홍콩 독립’이라 적힌 깃발을 들고 있던 15살 청소년을 포함한 10명을 홍콩보안법 위반으로 체포했다. 홍콩 경찰은 식당 벽에 손님들이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써서 붙인 포스트잇도 홍콩보안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강력한 법 적용에 나섰다.

마카오보안법이 상대적으로 느슨한데다 소극적 적용을 하는 것은 마카오가 ‘일국양제 모범생’으로 불릴 정도로 친중 성향이 강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홍콩은 매년 노동절(5월1일)과 중국회귀기념일(7월1일)에 민주화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린다. 마카오에서는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한 번도 없었다.

중국과 밀착된 경제·사회구조, 낮은 사회적 동원력 등이 홍콩과 다르다. 마카오 경제는 카지노와 관광에 기반을 두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절반 정도가 카지노산업에서 창출되고, 카지노 고객의 60~70%는 중국 본토인이다. 본토와 홍콩에서 금지된 카지노산업은 마카오가 합법적으로 독점하고 있다. 마카오에서 일국양제 반감이 적은 이유로 편중된 산업 구조 때문에 전문직 종사자 수가 적고 시민사회 발전이 더디다는 점이 꼽힌다. 주요 대학, 언론, 병원, 은행들은 정부가 소유하거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교수, 기자, 공무원, 의사 등 정부 비판 목소리를 내야 할 전문직들이 정부의 피고용인이라 정부에 대한 비판에 소극적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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