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로나 틈타…서민 울리는 불법도박 사기

자매를 둔 아빠 최 모씨(39)는 지난 3월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첨부된 링크를 누른 자신을 원망하고 있다. 최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득은 줄었는데 지출은 늘어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며 “복권 당첨번호 뒷자리가 짝수인지, 홀수인지 맞히는 게임으로 1000만원은 우습게 번다는 상담원 말에 불법 도박인 줄 알면서도 투자금을 넣었다”고 고백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기 악화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에게 마수를 뻗치는 불법 도박 업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 복권 구매를 대행해주는 합법 업체의 사업자정보를 도용해 피해자들을 유인하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카지노펍`을 매개로 사행성 카지노를 불법 운영한 정황도 나타났다.

3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4월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지휘를 받아 `메가밀리언코리아` 수사를 진행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5월 21일 피해자 신고를 받고 먼저 수사를 진행한 울산지방검찰청으로 이첩됐다. 이 회사는 사기, 공문서위조죄, 업무방해죄, 도박장개설죄 등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밀리언코리아`는 미국 복권인 `메가밀리언`을 비롯해 한국의 나눔로또 동행복권 파워볼 등 실제 운영하고 있는 복권 상품을 도박 프로그램에 이용했다. 복권 당첨번호 끝자리가 짝수인지, 홀수인지 베팅하는 방식이었다. 피해자에게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파워볼 홀짝 분석 결과를 미리 뽑아냈다”며 “상담사가 알려주는 대로 돈을 걸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참여를 유도했다. 이들은 피해자로 하여금 매번 도박에서 승리하게끔 해 추가 입금을 유도하고서는 정작 인출할 때가 되면 스위스 은행 계좌 개설비 6500프랑(약 825만원)과 환전수수료 등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피해자들은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었고, 알려진 것만 30명에게서 10억원 이상을 뜯어냈다.

정식으로 미국 복권 `메가밀리언`의 구매 대행업을 하는 `메가파워코리아`의 사업자정보를 도용한 이유도 도박 참가자를 안심시키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메가밀리언코리아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홈페이지 하단에 메가파워코리아 주소는 물론 사업자등록번호, 대표자 등 사업자명을 제외한 정보를 그대로 사용했다. 이 때문에 메가파워코리아는 올해 초부터 꾸준히 사기 피해자들의 항의 방문을 받았다. 전국 각지에서 신고가 접수되고 있지만, 실제 피해는 더욱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코로나19 장기화로 강원랜드 카지노가 이날 기준 132일째 휴장에 들어가면서 유흥가 일각에서는 `카지노펍` `홀덤바` 등 단어를 상호에 담아 운영하는 사행성 카지노 형태 술집이 성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지노 술집은 카지노에서 참여할 수 있는 게임을 칩을 사용해 유사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업소다.

통상 일반음식점으로 영업 신고를 하고 주류와 안주를 별도 판매한다. 통상 1만5000원 내외 참가비를 받고 칩을 주는 식으로 게임을 운영한다. 포커 등 카드를 활용한 종목들이 보드게임의 하나로 여겨지며 해당 장소도 `보드게임 카페`처럼 대중화돼 현재 서울에만 100곳가량 운영 중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카지노 형태의 시설을 갖추고 운영한다고 전부 법에 저촉되는 건 아니지만 칩을 이용해 주류 등을 교환할 수 있으면 (칩에) 재물성이 인정돼 위법 소지가 있다”며 “일시적 오락 행위가 아니고 사행성 조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형법상 도박·도박개장죄는 물론 식품위생법 위반도 적용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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