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스포츠토토 운영자 조세포탈 혐의 1심 무죄

사설 스포츠토토

1심 “도박 판돈 부가세 대상 아냐” vs 2심 “사이트 운영 수익금은 서비스 제공 대가”

징역 2년에 집유 3년·벌금 80억원 판결…도박장 개장 혐의는 4년전 징역 4년8월 확정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중국에 서버를 둔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부가가치세 157억원 상당을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사이트 운영자가 항소심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1·2심의 판단은 도박사이트 운영과정에서 이용자들이 입금한 돈을 단순히 도박 판돈으로 볼 것인지, 사이트 이용료 성격으로 볼 것인지를 놓고 완전히 엇갈렸다.

도박사이트 운영자 A(39)씨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중국 칭다오에서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회원들로부터 112개의 차명계좌로 돈을 송금받아 게임머니를 충전해주고, 국내외 스포츠 경기 승패를 맞추면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돈을 벌었다.

이로 인해 재판에 넘겨진 A씨는 2016년 12월 법원에서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개장 등) 혐의로 징역 4년 8월을 확정 선고받고 복역했다.

A씨에 대한 처벌은 여기서 끝나는 듯 싶었으나, 이로부터 4개월 뒤인 2017년 4월 대법원은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조세포탈)로 기소된 또 다른 도박사이트 운영자 B(당시 38)씨에게 징역 1년 및 벌금 4억 8천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당시 대법원 판결은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금도 세무신고를 하지 않으면 조세 포탈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검찰은 A씨에 대해 이미 처벌이 끝난 도박개장죄 외에 추가 수사를 통해 A씨가 도박사이트 운영과정에서 종합소득세 42억원과 부가가치세 157억원 등 총 199억원 상당을 포탈한 정황을 포착,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1·2심 법원은 판결 전 모두 대법원 판례를 면밀히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결과는 상반됐다.

대법원은 2006년 “도박행위(수입)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므로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다만 2017년에는 “도박사업을 하는 경우 고객이 지급한 돈이 단순히 판돈이 아니라 사업자가 제공하는 용역에 대한 대가에 해당하면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다”라고 밝혔다.

즉 도박 판돈 자체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를 물릴 수 없으나, 도박을 하기 위해 사이트 운영자 등에게 지불한 비용에 대해서는 과세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회원으로부터 금전을 받아 그에 상응하는 게임머니를 충전해주는 행위는 판돈을 걸기 위한 사전 준비 행위로서 현금을 카지노 칩으로 교환해준 행위와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다”면서 “이 게임머니는 도박 자체에 거는 판돈이지 도박에 참여할 기회를 얻기 위해 지급하는 돈이 아니다”라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1심 판결을 요약하면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으로 봐야 하는 금전은 돈을 따기 위해 거는 판돈과는 별개의 금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2심은 원심을 파기하고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80억원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A씨는 2016년 도박개장죄로 징역 4년 8월을 선고 받은 것에 더해 처벌을 받게 됐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도박사이트 이용자들은 대금을 지급하고 게임머니를 충전함으로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구체적·직접적 지위를 획득한다”며 “피고인이 받은 돈은 이 사이트를 통한 일련의 서비스 제공 대가라는 성질을 가진다”라고 판시했다.

이렇듯 2심은 A씨가 이용자들에게 게임머니를 충전해 준 행위 자체를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인 ‘용역의 제공’으로 보고 판결을 뒤집었다.

다만 검찰이 A씨의 종합소득세 미납액을 42억여원으로 산정한 점에 대해서는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며 원심과 같이 혐의가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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